나에게 부족한 것은, 비켜선 것들에 대한 예의였다.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 한쪽으로 비켜서 있는 이들...
봄의 앞다툼 속 먼발치에 피어 있는 무명초...
하루나 이틀 나타났다 사라지는 덩굴별꽃...
중심에 있는 것들을 위해서는 많은 눈물 흘리면서도...
비켜선 것들을 위해서는 눈물 흘리지 않았다.
아..나는 알지 못했다...
나의 증명을 위해 수많은 비켜선 존재들이 필요했다는 것을...
언젠가 그들과 자리바꿈 할 날이 오리라는 것을...
한쪽으로 비켜서기 위해서도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비켜선 세월 만큼이나 많은 것들이 내 생을 비켜 갔다.
나에게 부족한 것은 비켜선 것들에 대한 예의였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잠깐 빛났다.
모습을 감추는 것들에 대한 예의였다.
류 시화 / 비켜선 것들에 대한 예의...
John Mayer - Grav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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