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히 하늘 바라던 그 침묵이 저러할까...
내 겨우 가부좌를 틀 자리하나 얻었으나...
떨어질 꽃잎 한장에 소스라치는 바람이네...
누가 저 높은 하늘에 우물을 파 놓았을까...
어떤 바람이 그 속을 들여다 보려고 애쓰다가...
헛되이 변죽만 울리고 지나갔는지...
쉼없이 흔들리는 금빛 윤슬...
소금쟁이처럼 가볍게 물을 건너지 못하고...
작은 빗방울에도 중심을 내어주는 과녁...
눈빛 닿는곳부터 번져 나가는 둥근 파문들...
켜켜히 쌓이는 침묵의 배후 그 마음 자락...
숨을 고른다.
마음이 바닥에 닿는 동안...
연꽃 한송이 고요히 수면위로 올라 온다.
물 속에 갇힌 사람 하나 풀려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