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를 세어 무엇 하리...
나는 오월 속에 있다....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 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이다...
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밝고 맑고...
순결한 오월은 지금 가고 있다...
피천득 / 오월
여름인 듯 봄인 듯...
때 이른 더위에 지금이 맞나 하고 피운 장미...
그래도 잦은 비에 마른 목은 아니어서...
그토록 화사하였다...
염색을 했다.
샵에가서 이쁘게 자르고 다듬는...
그런 멋내기 염색이 아니라 새치머리,흰머리 염색...
쪽집게 하나에 의존하면서 버티기에 들어가기를 수개월...
날마다 거울을 들여다 보면서 오만상을 찌푸리며...
쪽집게로 뽑아내던 새치머리가...
어느 순간 쪽집게로는 더 이상 감당이 되지 않을 때...
그만 팔에 힘이 쭈~욱 빠져 버렸다.
제길헐~
마음으론 아직이다 싶지만...
세월은 속일 수 없고, 점점 희끗해져 간다.
혼자서 거울을 들여다 보며...
덕지덕지 염색약을 쳐바르고 상투처럼 배배꼬아...
똥머리를 틀어 올리고 보니...
참..가관이다.
밖은 지금 5월의 장미가...
매혹적인 향기와 자태로 끊임없이 유혹을 해대는데...
거울 속 희끗한 사람은 안다.
별일없는 듯 지난 하루에도 조금씩 늙어 갔다는 것을...
그래도 거울 밖 사람은 모른다.
수 많은 하루에 묻히어...
무엇을 후회하고 무엇을 기꺼워 했는지...
하여 마주친 거울 속 사람에게...
당황하여 물었다.
무슨 일이냐고 왜 이렇게 주름이 깊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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