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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 Therapy/기억의 편린

장마...

by Rain.. 2018. 7. 3.

 

 

 

 

 

 

 

비 듣는 자정...

잠들지 않고 하늘을 우러른 것은...

밤이 너무 깊은 까닭이었다...

 

어둠에 방울진 찬 내음...

이것을 기다린 것은 아니었지만...

 

성근 빗방울이 세찬 장대비보다 선명한 것처럼...

밤은 깊을수록 깨웠다...

내 묻은 기억을...

 

 

밤과 기억 사이 / 손락천

 

 

 

 

 

 

 

 

 

 

한해의 반쯤 장마가 찾아왔다.

일년만의 만남이라...

잠시 묵어가기를 권했더니...

도데체 무슨 일인가...?

몇 날 며칠을 울기만 한다...

 

어김없이...

올해도 장마 시즌이 찾아왔다.

그리고 빠르게 장마가 시작되었다.

무거운 구름과 두터운 습기로 무장한...

우중충 하고 찝찝하고,

기분나쁜 끈적함이 온몸을 휘감고... 

어디를 가든 따라 다니는 습한 더위와...

물기 머금은 공기는...

순식간에  기분까지 저기압으로 다운시켜 버린다.

 

벌써 몇일째인가...

7월, 본격적인 여름을 알리듯 장마가 시작되더니...

'쁘라삐룬' 이름도 얄랑궂은 태풍까지 합세를 해서...

그 기세가 대단하다.

새벽녁...

일을 마치고 택시를 타고 오는데...

폭우가 쏟아졌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퍼부어 대는 거친 비는...

주변 풍경뿐 아니라 길도 난폭하게 지워 버렸다.

순간 진공상태에 갖혀 버린듯한 느낌마져 들었다.

택시 기사분 한테 길이 보이느냐고 걱정스레 물었더니...

기사분도 긴장이 되는지 허리를 곧추세우고...

희미해진 전조등에 의지한 채...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길을 더듬거리며...

천천히 나아갔다.

다행히 비는 조금씩 잦아 들었고...

집까지 안전하게 무사히 도착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는게 옳을까...

즐길 수 없으면 피하는게 맞을까...

피할 수 있으면 그냥 피하고 싶은 솔직함이다.

6월 지방선거에, 월드컵 경기,

그리고 이젠 장마와 함께 어깨동무하고 찾아 온...

태풍에 폭우까지...

어느 것 하나 도움이 되질 않는다.

죽으라는 법은 없다는데 도무지 살맛이 안난다.

비를 소재로 다루는 음악이나 영화들은...

모두 낭만적이지만 현실은 그렇치 못하다.

죽을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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