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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 Therapy/기억의 편린

바람이 달라졌다...

by Rain.. 2018. 8. 19.

 

 

 

 

 

 

 

그저 그런가 했다

꽃을 모르고 불을 모르고...

한 점 바람에도 요동치는 마음에...

삶은 흔들리는 들꽃이며 들불인가 했다...

 

꽃은 삶과 달라...

지기 전까지 흔들려도 제 빛에 환하였는데...

불도 삶과 달라...

재가 되기 전까지는 한 점 불티에도 뜨거웠는데...

 

 

 

 

 

 

Good Afternoon - 소울라이츠

 

 

 

 

 

 

 

 

 

신통방통 참으로 놀랍기도 하여라...

절기가 무섭긴 무섭네.

태풍도 비켜갈 만큼 홀로 장대하게...

매섭게 쏘아붙이던 햇살과 무더위 아니었던가...

그렇게 기세등등하던 이 여름도... 

입추를 거쳐 말복을 지나 한두차례 비를 뿌려놓더니...

잠시 주춤거린다.

그 바람에 몇일밤을 선풍기 바람 없이도 잠이 들었고...

새벽녁이면 나도 모르게 이불 자락을 목전까지 끌어 덮게 되었다.

7월 한달을 그렇게 죽어라고 덤벼들던 폭염이...

그 며칠사이에 갑자기 날아든 이 가을가을해진 느낌이...

아직은 무척이나 낯설다.

 

이제 두어달 지나면... 

낯설게만 느껴지는 이 바람은...

산발한 듯 풀어헤친 무성했던 나뭇잎들도...

아래로 떨구어 내고...

빈 나뭇가지 사이 사이 바람으로 채울 것이다.

그렇게 가을은...

바람이 되어 조금씩, 조금씩 여름을 걷어내고...

그 자리를 바람의 속도로 채우며

또 어디론가 달려 가겠지...

 

하지만 아직은 8월,

한낮의 햇살이 송글송글 이마에 땀 방울을 부르고...

요란스레 울어대는 매미소리 여전한 여름.

이제 겨우 무더위가 한풀 꺾였다 생각 했는데...

높푸른 하늘 사이로 선선한 바람이 일더니...

낮에는 매미가 울고 밤에는 귀뚜라미가 울었다.

내 선 곳, 울음과 울음사이, 여름과 가을 사이...

 

벌써 가을의 속도전이 시작되었다.

가벼운 바람처럼 부드럽고 여유롭지만 빠르게...

이런 속도라면 어쩌면 금새 찬 바람이 불어 올테고...

나는 또 가을속으로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내리다가...

겨울과 함께 얼어붙을 것이다.
다가올 겨울에는... 

어쩌면 이 여름 폭염보다...

더 무서운 한파가 찾아 올것이라는데...

나는 벌써 부터 이 서늘해진 기온이 두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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