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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 Therapy/remember

환절기 마음갈이...

by Rain.. 2018. 9. 27.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누구나 안다...

고양이는 유연한 몸짓으로 내 마음 가장 연약한 곳까지...

금세 파고드는 보드라운 친구라는 것을...

 

자고 일어났을 때 내 팔에 앞발 하나와 턱을 올려놓고...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얼굴로 자고 있는 고양이를 보면...

마음이 말랑해지면서 온 세상을 너그럽게 바라보게 된다...

 

내가 아무리 미숙하고 불완전한 사람이라도,

최소한 나의 고양이에게 있어서는 배를 발라당 드러내며...

안락하게 쉴 수 있는 하나의 작은 우주다.

 

 

박은지왜냐하면 고양이기 때문이지》중에서...

 

 

 

 

 

 

 

 

 

 

 고양이 - 선우정아(Feat.아이유)

 

 

 

 

 

 

 

 

 

 

 

 

 

 

 

 

 

환절기는 지구의 격변기라 했던가...

연신 코를 훌쩍이며 재채기를 해대는 아들 녀석의...

고질적인 비염이 환절기를 알리고...

방향을 바꾸어 부는 바람과...

그 바람이 사뭇 다르게 와 닿는 온도에...

가벼운 혼란을 몸속 깊이 들이쉬면서...

나는, 우리는 또 한 번의 환절기를 앓는다.

 

고양이들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환절기가 되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감기에 들기 쉽다.

눈꼽이 자주 끼거나 재채기나 콧물이 나면..

유심히 지켜볼일이다.

특히 고양이는 아파도 잘 티를 내지않기 때문에...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그런데 요 몇일 사이

참치란 녀석이 자꾸만 재채기를 하고 다닌다.

2년전 난데없이 새로운 동생 유키의 등장과...

또 이사를 하며 새로운 환경 탓으로 스트레스가 심했는지...

허피스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적잖은 고생을 한적이 있기 때문에...

혹시나 또 싶어서 가슴이 철렁한다.

한이틀 유심히 살펴보니...

재채기 외에는 별다른 이상증세는 아직 보아진 않았다.

밥도 평소처럼 잘먹고 그루밍과 스트레칭도 잘하고...

멀쩡한 스크레쳐 다 놔두고...

너들너들해진 소파도 열심히 뜯어 주신다.

다행이다 싶다. 아직은...

 

그리고 평소에도 털이 장난 아니게 빠지지만...

환절기가 되면 평소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뿜뿜 뿜어져 나오는 털 때문에...

온 집안을 뒤덮는 털과의 전쟁이 시작된다.

아이들이나 나나...

털 알러지는 없어서 그나마 다행이지만...

고양이들을 집에 들이고 부터는...

환기나 청소 만큼은 게을리 할 수없는 탓에...

누구못지 않게 부지런을 떨게 되었다.

그래도 혹시나 지들 털 때문에 재채기를 하는 건 아닌가 싶어서...

창이란 창은 다 열어제치고 청소기를 돌리고 환기도 시키면서...

냐옹이들 덕분에 바지런 바지런 유난을 떨게 하는 환절기...

이제 정말 가을임을 실감하게 한다. 

 

환절기가 되면 동물도 식물도 털갈이를 한다.

지난 계절에 쌓여있던 힘듬을 털어내고 싶은건지...

다음 계절에는 덜 아프고 싶어 미리 준비를 하는건지...

털을 갈고 색을 바꾸며 잎새를 떨어뜨리고 한다.

그런 세상의 모습에 마음도 무언가를 바꾸고 싶어 한다.

저 깊숙한 마음 한 구석에서 무언가 꿈틀대면서...

높아진 하늘 한 조각이...

선선해진 바람 한 부분이 되고 싶어 한다.

지난 계절에 쌓인 고됨을 털어내고...

다음 계절에 다가올 일들을 기꺼이 맞이 하기 위해...

세상의 생명들이 계절의 변화에 그러하듯...

마음갈이를 하고 있는 중이라 한다.

 

하여, 냐옹이들이나 우리가족들 모두...

이 마음갈이가 무사히 마쳐지기를...

이 계절 무사히 지나 갈 수 있기를...

하여, 새로워진 마음이, 새로운 마음이...

다시금 삶에 충실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직은 열심히 아직은 맹렬히...

가을을 타는 마음갈이 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