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알았고 너를 앓았다...
내 치열한 날들은 너로 인해 구원 받았다...
너는 나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나,
나는 너의 존재만으로도 나를 치유했다...
생명을 책임진다는 따스한 무거움에 대하여...
반려동물들과 함께 한다는 것,
하나의 생명을 책임 진다는 그 형언할 수 없는 무게에 대해...
새삼 다시 한번 더 뼈저리게 실감하는 요즘이다.
강아지 또는 고양이, 다른 모든 작은 생명체들을 통틀어...
몽실몽싱 털뭉치 같은 그들이 꼬물거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가면서 엄마 미소가 지어지고...
그 존재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한 생명을 키우고 책임 진다는 것은...
그저 기쁘고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란 것이다.
마치 아이를 키우듯 온 마음과 정성을 쏟아야함은 물론이고...
그들의 생노병사 그 모든 것들까지 책임을 져야하는...
무게감을 동반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당부하건데 부디, 제발 아무 생각없이...
단지 귀엽다는 이유만으로, 외롭다는 이유만으로...
인형을 사듯, 물건을 들이듯...
쉽게 생각하지 않았음 하는 바램이다.
어느새 묘생 8년차가 된 우리 참치...
씩씩하고 튼실하게 생긴 겉보기와는 달리...
거의 2년주기로 한번씩 심하게 병치레를 하고 지나간다.
4년전 하부요로기 증후군을 시작으로...
이틀 입원까지 하면서 우습게 백만원돈을 해먹어 버렸고...
2년전에는 결막염으로 눈, 코 한꺼번에 아프기도 하더니...
그 2년이 지난 지금은 이제 입까지...
얼마전부터 참치가...
입냄새도 좀 심하고 잇몸이 빨갛게 부었다며...
잇몸약까지 사다 발라주며 병원을 가봐야 하나...
신경 쓰여하던 우리 설이...
평소와 다름없이 녀석들의 양치질을 해주다가...
참치가 잇몸도 더 안좋아진거 같고 아랫니 하나가 빠져 없어졌다며...
아무래도 병원에 데려 가봐야 할거 같다고 했다.
그래서 일단 검사부터 하기로 하고 병원엘 갔다가...
치아흡수성병변 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말은 못해도 그동안 엄청 아팠을 거란다.
고양이의 구강질환 중 비교적 많이 보이는 질환으로...
쉽게 말해 이빨이 녹아 내리며...
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별다른 치료법이 없이 발치를 하는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리고 다시 일주일 뒤 예약날인 오늘,
치아를 몇개만 남기고 모두 발치를 했다.
오전 10시에 예약을 하고 데려 갔는데도 불구하고...
오후 5시나 되어서야 연락이 와서 다시 데리러 갔다.
어느 정도 회복시간이 지났는데도...
전신마취로 인해 기운없이 축 쳐저 있는 모습을 보니...
괜히 미안하고 안스러움에 울컥 했지만...
병원비를 보면서 또 한번 울컥하고 말았다.
여러가지 검사를 비롯해서 발치 수술까지...
이번에도 역시 백만원이 넘는 돈을 깨먹고 말았다...ㅠ
이렇게 한 생명을 책임진다는 건...
여러가지 많은 변수들과 금전적인 출혈까지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쨋든 아들녀석, 지가 참치를 데려 왔다는 죄로...
최소한의 책임감은 있어서...
병원비는 고스란히 지가 모두 감당을 했다.
자주는 아니라지만...
어쩌다 한번씩 병원을 올때마다 허걱~소리가 절로 나는 건...
아마도 나 뿐만이 아닐 것이다.
물론 아픈 아이를 두고 이런 생각을 한다는 자체가...
분명 미안한 일이긴 하지만...
솔직히 적잖은 금액에 부담감이 큰건 사실이다.
특히나 동물병원은 가는 곳마다 그 가격도 천차만별 이라서...
부르는게 가격인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사실 요즘들어 한집건너 한집 반려동물들을 키우다시피하는
그런 시대가 아닌가...
이쯤되면 동물법이나 반려동물 의료보험 제도가
시급히 실행되야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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