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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 Therapy/remember

묘생 8년차 우리 참치...

by Rain.. 2019. 3. 1.

 

 

 

 

 

 

 

밥 한 그릇 퍼주는 아침, 머리 한 번 쓰다듬는 저녁...

아무 일 없다는 듯 곁에 머물러 있는 오늘이...

언젠가 가슴 아리도록 그리워할 일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늘 당연하다고 여기는 평화,

그 평화를 지켜주는 존재들 위로 흐르는 비가역적인 시간...

그 시간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기에...

일상의 평화는 참으로 연약하고 당연하지 않다...​ ​

 

닿아있는 시간이 따사롭다면 그것으로 되었다. ​ ​

 

 
문지안《무탈한 오늘》중에서...

 

 

 

 

 

 

 

 

먹고 자고 노는게 일상인 고양이들...

고양이들은 하루 24시간중에 15~20시간을 잠을 잔다.

하루의 대부분을 잠으로 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묘생 8년차 우리참치...

고양이들 특성상 원래부터 잠이 많은데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더욱 잠이 많아졌다.

아직까진 그래도 똥꼬발랄한 유키가 장난질을 걸어도...

만사가 귀찮다는 듯 심드렁한 표정으로...

숨숨집에 들어앉아 하루종일 퍼질러 잠만 자댄다.

그러다 보니 움직임은 눈에 띄게 줄었고...

디룩디룩 뱃살풍만한 우리 참치가 되었다.

 

진짜 참치뱃살은 맛있기나 하지...

이렇게 뱃살이 많을거면 참치로 태어나지 그랬어~!

그런데 이 대목에서...

왜.. 꼭 내 얘기 같은지 몹시 찔리고 뜨끔함...ㅎ

얼마전까지만 해도 수년간...

하부요로 증상에 맞는 처방 사료를 먹였었는데...

그 사료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히는...

부작용이 있다는 사실을 그동안 우리는 몰랐었다.

얼마전 치아 발치때 병원에 갔다가 이런저런 검사끝에...

고지혈증 증세가 의심된다는 소견과 함께...

그런 사실을 첨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 병원에서 다이어트 사료를 처방 받아서 왔다.

짜식~건강하고 무탈하게 잘 지내면 좋을텐데...

 

그런데 문제는 처방사료는 맛이 없다는 것...

특히나 다이어트 사료는 더더욱 그러하지 않을까...

첨에 하부요로 처방 사료도 한사흘 거부를 하다가 억지로 먹더니...

다이어트 사료도 마찬가지로 먹기를 거부하면서...

눈만 마주치면 배고프다고 냥냥거리며 따라 다녔다.

이래서 다이어트 사료구나 했다.

맛없게 만들어서 아예 먹지 않아서 살이 빠지는...ㅠ

안그래도 치아발치를 해서 씹는것도 션찮은데...

사료까지 거부를 하고 나서니 보기 안스러워서...

우리 설이 몰래 간식을 챙겨주다가 혼나기도 했다.

 

그래...보기 딱하고 안스러워도 어쩌겠는가...

다 저를 위해서 그러는것을 알리없는 녀석은...

이번에도 한사흘 먹는둥 마는둥 입만대는 시늉을 하더니...

배고픔에 장사없다고 저도 어쩔수가 없는지...

다행히 조금씩 먹기 시작했다.

그렇게 사료도 바꾸고...

우리 설이가 낚싯대 장난감으로 열심히  놀아준 결과...

아직은 미미하지만 몸무게가 500g이나 빠졌고...

배가 살~짝 아주 살짝 슬림해진것 같은 느낌은...

아마도 기분 탓일까...?

 

나이가 든다는 건, 늙어 간다는 건...

사람이나 동물이나 다를바 없이 참 슬프고도 쓸쓸한 일인것 같다.

하지만 생명이 있는 모든것에는 인연이 있고...

모든 인연의 끝에는 헤어짐이 있다.

그 끝이 있음을 받아들일수 있다면...

사는 동안 더 많은 존재와 좋게 닿았다가 헤어질수 있겠지.

닿아 있는 시간이 따사롭다면 그것으로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