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문 시간이면 순천만에 나간다...
눈앞에 펼쳐지는 너른 개펄이 좋고...
개펄 냄새를 이리저리 싣고 다니는 바람의 흔적이 좋다.
바람은 순례자의 옷깃을 흔들고...
일찍 도착한 철새 몇 마리가 순례자의 이마 위를 선회한다.
하늘에는 노을이 장관이다.
그러나 순천만의 노을이
하늘만 다 채운다고 생각하면 그 또한 단견이다.
노을은 땅 위에도 진다.
개펄 위에는 썰물들이 남기고 간 작은 웅덩이들이 남아있다.
그 웅덩이 위에 노을이 살아 뜨는 것이다.
처음 그 노을을 보았을 때 나는 개펄 위에 무릎을 꿇었다.
곽재구《포구기행》 중에서...
섬집아기 - 커버색소폰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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