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지나가 버렸으면 했던
시간들에게 사과한다.
무엇도 하지 못하는 나는 뒤로하고
우주가 멈춘 듯 불행으로 여겨
남는 시간으로 묶어버린 걸 사과한다.
누군갈 깊이 사랑하면
저절로 알게 되는 경이로움 앞에 서니
느린 시간들을, 더딘 시간들을
흘러가라 기도했던 걸 후회한다.
요원한 행복 같아서
한 날을, 달을, 일 년을, 수많은 시간을
처연하게 보낸 걸 후회한다.
갈음할 수 없는 사랑을 마주하니
떠나가라 기도했던 시간들에게 사과한다.
우주가 멈춘 듯 행복한 찰나도 있다는 걸
사랑을 하고서야 알았다.
느리게 붙잡고 싶은 시간들에게 기도한다.
무얼 해도 찰나의 순간이 되는 행복 앞에서
감히 영원을 노래하는 간절함을 담는다.
순간들이 느리게, 더디게
흘러가길 기도한다.
우리의 2025년 새로운 시작
신희연《시간들에게》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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