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잔에 나를 넣고...
데어죽지 않을 정도의 따뜻한 물을 부어...
한참을 놔둬 보았지...
그리곤 잠시 지켜보다가...
졸졸졸 나를 따라 보았어...
나를 따라버리면...
온통 네가 나올 줄 알았는데 ...
나를 버리면.. 결국에 남은 건...
널 사랑하는 나였네...
최강희《사소한 아이의 소소한 행복》중에서...
??..그사람 - 이 승철
비오는 날 커피는...
먼저 향으로 마시고 분위기로 마시고...
그리고 그리움으로 마신다...
유리창을 거침없이 때리는...
빗소리를 적절하게 표현할 방법이 없다.
문득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그저 넋 놓아 바라보며...
가슴이 읊조리는 소리를 듣고만 있을 뿐...
짙게 퍼져가는 따스한 수증기가 만들어 낸...
뿌연 창가를 바라보며 듣는 노래는...
항상 감미롭게 나를 쓰다듬는다.
맥락없는 그리움의 연가에...
허우적 거리더라도...
비 내리는 창가에 앉아 청승맞은 모습으로...
그 노래를 따라 흥얼거린다.
...........그 사람 날 웃게한 사람...
그 사람 날 울게한 사람.....................
뿌옇게 흐린 유리창 너머로
자꾸만 아득해지는 눈빛속에 아른거리는.. 그 사람...
커피향 짙게 번지는 한 귀퉁이를 지키고 있는 나와...
나머지 공간을 메운 노래 속에 떠오르는 그 사람...
가을의 길목, 부슬비 속에서...
늑골 그 어디쯤 깊은 곳에 담아 놓았던...
잡다한 기억들이 뒤섞여 엉거주춤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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