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zy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니 따뜻한 것이 그립다. 따뜻한커피, 따뜻한 창가, 따뜻한 사람이 그립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조금이라도 잘하는 것이 있다면 그리워하는 일일게다. 어려서는 어른이 그립고, 나이 드니 젊은 날이 그립다. 여름이면 흰 눈이 그립고, 겨울이면 푸른 바다가 그립다. 헤어지면 만나고 싶어 그립고, 만나면 혼자 있고 싶어 그립다. 돈도 그립고, 사랑도 그립고, 네가 그립고, 또 내가 그립다... 살아 오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졌다. 어떤 사람은 따뜻했고, 어떤사람은 차가웠다. 어떤사람은 만나기 싫었고, 어떤사람은 헤어지기 싫었다. 어떤사람은 그리웠고, 어떤사람은 생각하기도 싫었다. 누군가에게 그리운 사람이 되자 사람이 그리워야 사람이다..사람이 그리워해야 사람이다... 추운 계절엔 역시..
2020. 1. 16.
January
1월이 색깔이라면 아마도 흰색일 게다. 아직 채색되지 않은 신(神)의 캔버스, 산도 희고 강물도 희고, 꿈꾸는 짐승 같은 내 영혼의 이마도 희고, 1월이 음악이라면 속삭이는 저음일 게다. 아직 트이지 않은 신(神)의 발성법(發聲法). 가지 끝에서 풀잎 끝에서 내 영혼의 현(絃) 끝에서 바람은 설레고, 1월이 말씀이라면 어머니의 부드러운 육성일 게다. 유년의 꿈길에서 문득 들려오는 그녀의 질책, 아가, 일어나거라, 벌써 해가 떴단다. 아, 1월은 침묵으로 맞이하는 눈부신 함성...! 1월 / 오세영 새해가 밝았다. 1월이 열렸다.. 아직 창밖에는 겨울인데 가슴에 봄빛이 들어선다.. 나이 먹는다는 것이, 연륜이 그어진다는 것이, 주름살 늘어난다는 것이, 세월에 가속도가 붙는다는 것이, 모두 바람이다.. 그래..
2020. 1.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