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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Therapy899

바람의 탁본을 뜨면... 바람의 탁본을 뜨면.. 여러 겹 표정이 다른 무늬의 층이 찍힐 것이다. 바람의 역할이란... 꽃 술을 열기도..꽃잎 떨어뜨리기도... 내 몸속 지나며 휘파람 문신 뼈에 새기기도 하지만... 십칠 층 꼭대기로 찾아와 밤새 울고 간 적도 있다. 그 울음에 귀 막고 덧문 꽉 닫아 걸었더니... 숨어서 입술 깨물고 있었나 보다. 지난 계절 먹구름의 더께 옷 걸치고 몰려와... 아름드리 거목들 우람한 세월을 냉큼 주저 앉혔다. 견고한 둥치 베어지고... 남은 건 뿌리 깊은 의자다..바람의 앉음새다... 우두커니 누군가 기다려 온 오래된 습성의 의자는... 바람이 은유한 동그란 문자, 휴지부의 표상이다. 내게도 바람의 속성 있다. 끊임없이 두드리고 부러뜨리고 휘몰아치다가... 흉곽 깊숙이 의자를 앉히고 쉬어 보기도.. 2014. 12. 8.
바람은 바람일 뿐이지... 바람은 바람일 뿐이지.. 이 가지 저 가지를 툭툭 건드려 흔들어도 그저 바람은 바람일 뿐인 걸 어느새 나도 모르게 나무로 자라 슬픔도 기쁨도 삼켜 버리는묵묵한 눈을 갖게 되어 삶을 노래할 때쯤이면... 알게 되는 바람은 바람일 뿐이지.... Wild Is The Wind - Randy Crawford 2014. 12. 7.
또 한해가 가버린다고... 또 한해가 가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 하기 보다는...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을 고마워 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주십시오... 보. 고. 듣. 고. 말 할 것 너 무 많 아... 멀 미 나 는 세 상 에 서... 항 상 깨 어 살 기 쉽 지 않 지 만... 고. 독. 해. 도. 빛. 나. 는. 노. 력. 을... 계. 속. 하. 게. 해. 주. 십. 시. 오... 나 를 키 우 는 데 모 두 가 필 요 한... 고 마 운 시 간 들 이 여... 이 해인..12월중 부분 발췌... 2014. 12. 1.
성대를 울리지 못하는 마음속 현상... 이를테면 절망이라든지 고독이라든지 공허와 같은 말이 있다. 외톨이가 되어 몸과 마음이 괴롭다고 하면 될 것을 일부러 그런 어려운 말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그들도 조금은 겸연쩍어서 남에게 "나는 지금 절망하고 있습니다." 라는 말은 잘 하지 않는다. 글로는 쓴다. 감상적인 일기의 한 페이지 속에.. 절망이니 고독이니 공허니 하는 말은 소리 내어 표현할 종류의 언어가 아니다. 성대를 울리지 못하는 마음속 현상 거기에 그런 이름이 붙어 있다. 야마다 에이미《120% Coool》중에서... Chitarra Mia - Carmelo Zappull 2014. 11. 30.
나도 때로는... 나도 때로는... 어둠 속에 영혼을 숨긴다... 끝없이 작아져서... 그만 죽고 싶다던 쿠마의 무녀처럼... 조롱 속의 그 중얼거림처럼... 때로는 나도... 욕망으로 만든 조롱 속에 갇힌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주문을 만들고 풀 수 없는 마법을 건다. 삶의 여백으로 비워 둔 내 하늘... 서서히 채워짐을 느낄 때... 참 쓸쓸 한 일 / 최 옥... 2014. 11. 30.
내 가슴에도 쓸쓸한 낙엽이 진다... 낙하하는 나뭇잎 사이... 심술 굿은 바람이 시니컬한 웃음 뒤... 싸늘해지는 계절의 복판에 비가 내렸다... 차가운 영혼의 대지... 아프면 아프다고 소리쳐도 들을 귀 없어 소리치지 못하는... 내 가슴에도 쓸쓸한 낙엽이 진다... 고은영 / 내 마음의 가을에도 낙엽은 진다... Stoa 2014. 11. 30.
가벼운 여장에 계절은 바뀌고..... 이제 나에게 필요치 않은 계절은 돌아갔습니다. 당신이 아시다시피 가을은 못견디는 나의 계절이올시다. 험악한 이별을 항상 피하기 위하여 살아온 나... 인내와 절망을 지속하는 나의 마음에 오늘은 맑은 나의 가을 하늘이올시다... 무심히 사라지는 사랑과 스며드는 사랑... 가벼운 여장에 계절은 바뀌고 가을이 내리는 밤... 외로움은 또 하루만 견디면 사라지는 것... 이제 나에게 필요치 않은 계절은 모조리 돌아들 갔습니다. 하나의 순간을 위하여 긴 세월이... 이렇게 당신과 나 사이에 있었습니다... 가을이올시다... 가을은 못 견디는 나의 마음이올시다... 가을은 당신과 나의 계절 / 조병화 Paal Flaata - The First Time Ever I Saw Your Face 2014. 11. 29.
거리가 멀어지면... 거리가 멀어지면 먼 바다여서... 연락선 오고 가도 바다는 바다, 섬은 섬... 그 섬에서 문득 문득 하늘 보고 삽니다. 세월의 학교에서 세월을 낚으며 삽니다. 건너야 할 바다가 점점 커져 걱정입니다. 최 승자《쓸쓸해서 머나먼》중에서... 2014. 11. 26.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조금이라도 잘 하는 것이 있다면... 그리워 하는 일일게다. 어려서는 어른이 그립고... 나이드니 젊은 날이 그립다. 여름이면 흰눈이 그립고... 겨울이면 푸른 바다가 그립다. 양 광모《나는 왜 수평으로 떨어지는가》중에서... 2014. 11. 25.
배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배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바다가 흔들리는 것이다. 바다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흔들리는 것이다. 세상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고 내가 흔들리는 것이다. 산다는 것은 흔들고 흔들리며 가는 것... 뱃전을 붙잡고 지나온 날들을 토악질하며... 자꾸만 흐려지는 마음을... 제빰 때려 일깨우며 가는 것이다. 전 연욱《멀미》 중에서... 2014. 11. 25.
바다는... 바다는... 수많은 생명에게 자신을 내어준다... 개복치가 지랄을 하건 말미잘이 발광을 하건... 넉넉한 가슴으로 품어준다. 이 외수《쓰러질때마다 일어서면 그만》중에서... 2014. 11. 25.
하늘 아래 아늑한 곳... 마음이 곧 부처라고 했는데 정말 그럴까... 한가지 분명한 건 마음이 편안하면 거기가 극락이고.. 마음이 불편하면 거기가 지옥이라는 것... 김 나미《하늘 아래 아늑한 곳》중에서... The House Of The Rising Sun - Thomas Shelby 2014. 1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