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Therapy/길위의 바람...267 오늘도 저는 나보다 깊게... 나는 저보다 붉게 자신을 태울 줄 모른다. 나는 저보다 곱게 세상을 물들일 줄 모른다. 나는 저보다 짧게 나무와 이별할 줄 모른다. 나는 저보다 낮게 대지에 몸을 뉘일 줄 모른다. 나는 저보다 쉽게 바람에 풍화될 줄 모른다. 저는 나보다 뜨겁게 한 사람의 마음을 사로 잡을 줄 안다. 저는 나보다 부드럽게 한 사람의 가슴에 닿을 줄 안다. 저는 나보다 따듯하게 한 사람의 뿌리를 덮을 줄 안다. 저는 나보다 비장하게 한 사람을 떠나보낼 줄 안다. 저는 나보다 치열하게 한 삶을 살아낼 줄 안다. 해마다 이맘때면 부끄러운 죄인이 되어 나의 슬픈 죄를 고백하나니 꼭 한번은 저보다 힘껏 살아보리라... 이제 남은 생은 저보다 애틋하게 불태워 보리라 다짐할 적에... 오늘도 저는 나보다 깊게 가을 속으로 잠긴다. 오.. 2013. 11. 5. 행복에 겨워 찰랑거리며...... 단풍 든 나무의 겨드랑이에 햇빛이 있다 왼편, 오른편, 햇빛은 단풍 든 나무의 앞에 있고 뒤에도 있다. 나무의 안과 밖..이파리들 사이사이... 다 햇빛이 쏟아져 들어가 있다. 단풍 든 나무가 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있다. 그지없이 맑고 그지없이 순하고 그지없이 따스하다. 단풍 든 나무가 햇빛을 담쑥 안고 있다. 행복에 겨워 찰랑거리며...... 11월 / 황인숙 Heaven - Gotthard 2013. 11. 4. 나무들 한겹씩 마음을 비우고... 세상은 저물어 길을 지운다. 나무들 한겹씩 마음을 비우고 초연히 겨울로 떠나는 모습... 독약같은 사랑도 문을 닫는다. 인간사 모두가 고해 이거늘... 바람도 어디로 가자고 내 등을 떠미는가... 상처깊은 눈물도 은혜로운데 아직도 지울 수 없는 이름들... 서쪽 하늘에 걸려 젖은 별빛으로 흔들리는 11월... 11월의 시 / 이외수... C`est La Vie - Chyi Yu 2013. 11. 1. 어딜가나 바람 소리가 들렸다... 어딜가나 바람 소리가 들렸다. 어디서나 바람이 불었기 때문이다. 초록을 자빠트린 주황, 주황을 넘어트린 빨강... 바람은 조금씩 계절의 옷을 벗기며... 땅밑의 심을 앗아가고 있었다. 김 애란《두근두근 내 인생》중에서... You`re Still You - Josh Groban 2013. 10. 31. 팽팽해진 공기가... 가을이 왔다. 하늘을 양쪽에서 잡아 당긴듯... 팽팽해진 공기가 가슴팍을 바쁘게 들락 거렸다. 신의 입김이란게 있다면... 딱 이정도 온도이지 않을까 싶을 만큼... 차고 맑은 기운 이었다. 김 애란《두근두근 내 인생》중에서... Ri Tia - Carmelo Zappulla 2013. 10. 31. 텅 빔과 부재의 공백... 다시 한번 계절이 바뀌는 자리에 이르렀다. 혼란은 아직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을때 닥쳐온다. 자꾸만 박자를 놓치며 절뚝거리며... 텅 빔과 부재의 공백의 거리를 나는 천천히 걷는다. 황 경신《밤 열한 시》중에서... Simply Falling - Iyeoka 2013. 10. 30. 걷다가 문득 걸음을 멈추고... 生에는 서성거려도 좋을때가 가끔있지... 10월은 늘 그렇다네... 걷기에 좋은 계절이다.. 걷다가 문득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기 좋은 계절이다. Hall Mitt Hjarta - Bjorn Skifs 2013. 10. 30. 어떤 가을... 어떤 기억을 비로소 견뎌낼 수 있게 되는 일.. 지나간 시간을 정독할 마음이 조금씩 일렁이는 일.. 안도와 체념이 뒤섞인 맛의 한숨.. 그래서 슬프냐고 누가 묻는다면, 이제 아니라고 답할수도 있겠다. 황 경신《밤 열한 시》중에서... Elegy For Charlotte - Gabriel Yared & Miriam Stockle 2013. 10. 29. 오솔길을 걸을때마다... 오솔길을 걸을때마다 느껴지는 이 기분좋은 감각, 감촉들... 조용히 부풀었다가 잦아들곤 하는 나무의 숨결들... 그리고 나무들 사이로 여려졌다 짙어지는 햇빛들... 햇빛들 사이로 비집고 다니는 바람들...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일은 좋은 음악을 듣는것과 다르지 않다. Autumn Leaves“ Patricia Kaas 2013. 10. 28. 이전 1 ··· 17 18 19 20 21 22 23 ··· 3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