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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 Therapy/생각의 온도212

자기만의 결 지나가면 아무것도 아닐 일들에 너무 고민하며 살아가고 있는건 아닌지, 몇번의 힘들었던 순간을 거치고나니 어떤일에도 제법 무뎌져 나는 점점 단단해져 가는 듯 싶다. 나무가 나이테를 만들어 가듯이, 그리고 나이테의 모습이 다 다르듯이 사람에게도 자기만의 결이 있다고 생각한다. 2021. 10. 10.
내 마음에 드는 그림을 그리는 일 가끔 하얀 도화지가 너무 크게 느껴질 때가 있다.항상 그리던 스케치북인데 유난히 넓고 커서어디서부터 그림을 시작해야 할지 모를 때가 있다. 산다는 건 하얀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는 일 같다.도화지의 크기는 이미 정해져 있고그 위에 어떤 재료로 어떤 색의 그림을 그릴지는온전히 스스로의 몫이다. 잘 그린 그림을 바라진 않지만내가 보기에 예쁜 그림이었으면 좋겠다.누구의 마음에 드는 그림이 아니라내 마음에 드는 그림을 그리는 일... 2021. 10. 9.
참으로 고운 날이다. 커튼을 열고 보니 스르르 잠이 들어도 괜찮은 햇살이다. 부족한 잠을 더 충분히 채우고 나면 밥도 먹고 책도 보고 음악도 듣고 잠시 나가 꽃도 봐야겠다. 뭘 해도, 뭘 안 해도 참으로 고운 날이다. 2021. 10. 7.
더 많이 경험하고 싶다 더 많이 경험하고 싶다. 경험이 많다는 건 그만큼 많은 사람들과 만나 감정을 공유해왔다는 것. 다양한 위치에 있는 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좁은 세상에서 가졌던 편견을 부수며 지냈다는 것. 두려웠던 길을 무수히 걸어봤다는 것. 주어진 선택에 따르는 무게를 수없이 감당해 왔다는 것. 올바른 신념과 삶의 근거를 가지기 위해 노력 했으며 무엇보다 바르게 사랑할 줄 알고 제대로 싸울 수 있다는 것... 그렇게 지나온 희로애락이 풍부한 사람, 더욱 넓은 세상을 가진 사람이 되자. 어제보다 더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는 오늘을 살자. 겪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스스로 채워가며, 어느 것도 헛되이 쓰이지 않음을 경험하며 살자. 일홍《그게 너였으면 좋겠다》중에서... 2021. 10. 5.
이율배반적인 계절 가을은 따사로운 햇볕 아래 차가운 공기가 스치는 이율배반적인 계절이다. 가끔 나의 계절은 어디 즈음일까 생각해보곤 한다. 2021. 10. 1.
가끔은 이어폰을 빼고 어색함과 정적이 싫어서 이어폰을 끼기 시작한 이후로 사람들과의 대화가 자연스럽게 단절되었다. 굳이 한쪽 이어폰을 귀에서 빼는 것이 더 불편해진 나는 말 걸기를 주저하게 됐고 어느 순간부터 전화로 말하는 것보다 SNS로 소통하는 것을 더 선호하게 됐다° 가수들의 목소리를 듣는 데 심취한 나머지 친구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기회를 점점 잃어가는 건 아닐까° 언젠가는 말하는 법을 잊을까 걱정된다° 가끔은 이어폰을 빼고... 모자 《방구석 라디오》중에서... 2021. 9. 30.
그리움은 공평하다 그리움은 공평하다. 누구나 그리움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다만, 쓰는 용도가 다르고 다루는 기술이 다를 뿐이다. 방치해 두고 아예 사용하지 않는 사람도 있고, 고루하고 구시대적이고 촌스럽다고 숨기는 사람도 있다. 그리움을 적절하게 투자해 행복을 창출하는 데 쓰는 사람도 있고. 그리움을 과다하게 복용해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그리움 기술자로서 그리움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지낸다. 가까이 하면 좀 사람을 지치고 힘들게 하는 구석이 있다. 너무 멀리하면 수분이 부족한 피부처럼 영혼을 푸석거리게 만든다. 지내기에 쾌적한 실내온도가 있듯이 그리움도 적정하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 림태주《그리움의 문장들》중에서... 2021. 9. 24.
색깔의 이미지 누군가에게 색깔의 이미지로 남는다는 것은 좀 더 오래도록 기억된다는 뜻이다. 색깔이 아니어도 무엇이든 선명한 이미지로 남는다는 것은 기억의 끄트머리를 좀 더 오래도록 가져갈 수 있다는 뜻이다.  분홍으로, 보라로, 하얀빛으로, 장미향기로, 물냄새로, 나무냄새로, 더러는 매콤한 술냄새로, 바이올린으로, 피아노로, 트럼펫으로…. 이미지는 확실히 언어보다 힘센 뿌리를 가지는 법이어서 ’지금 그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라는 싯귀의 진정성을 실감케 한다. 가끔은 한 사람 생각에 줄곧 빠져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 한 사람은 이제 나를 잊었을 것이고, 나에 대한 이미지만 어슴프레한 여명처럼 남겨져있을 것이다. 술냄새로, 빗소리로, 술냄새로, 빗소리로…. 그러나 이토록 비가 오지 않는 마.. 2021. 9. 13.
9월은 그런 계절입니다. 9월을 좋아합니다. 여름인 것 같지만 여름은 아니고, 가을인 것 같지만 가을은 아닌 오묘한 달. 20도 안팎의 기온이 안겨주는 평온함과 적당한 습도가 전해주는 청량감이 어우러지는 달. 초록이 빚어내는 생동감과 갈색에서 우러나는 안정감이 서서히 조화를 이루는 달. 사람들의 옷가지가 길이며 색깔, 질감까지 모두 다양해지는 시기죠. 9월은 사랑하기에 알맞은 달이기도 합니다. 햇볕도 바람도 온도도 습기도 모두 적당해서 팔짱을 껴도 좋고 손을 잡아도 좋고 어깨를 감싸도 좋죠.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걸어도 좋고 마주보며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습니다 모든 게 다 적당하고 좋아서 잡은 손은 놓기 싫어지고 뭔가 약속하고 싶은 기분이 들죠 9월은 그런 계절입니다. 윤종신《계절은 너에게 배웠어》중에서... 2021. 9.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