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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 Therapy/쓸쓸한 조도314

안도와 불안 사이 우리 기억은 점점 무뎌져서 내가 생각하고 판단한것도, 곁의 사람들과의 추억도 사라져가고, 남아 있는 것은 나도 알 수 없는 버릇, 막연한 규칙들이다. 세상은 어렵고 그것을 감당할 능력은 없기에 우리는 어떻게든 단순하게 살고 싶다. 막막하다, 그럴 때 ‘나란 사람이 내가 아는 그 이상’ 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은 참으로 기쁜 일이다. ​ 내 차가 잘 제어되지 않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자기 혼자 알아서 주행하는 차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처럼, 나는 내가 나의 의도를 벗어나 움직이는 것이 다행스럽다. ​송형석 《나라는 이상한 나라》중에서... 2021. 11. 16.
묻어둔 사연들이 누구에게나 사연은 있다고 외로운 우리가 조금 덜 외로워지는 방법이 있다면, 그건 상대로 나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잊지 않은 일일 것이다. 여기까지 살아오는 동안 내게 그토록 많은 일들이 겹겹이 일어난 것처럼, 그 시간들이 포개지고 포개져 지금의 내가 된 것처럼 누구에게나 그렇다. 지금의 그를 이룬 크고 작은 일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사연이 하나쯤 있을 것이다. 종내는 우리를 끌어안고 울게 할지도 모를 사연이... 김신지《평일도 인생이니까》중에서... 2021. 11. 10.
행복의 척도 나는 정말 나를 사랑하는 걸까 우리의 가슴 한쪽엔 언제나 설명할 수 없는 외로움과 소외감이 메아리로 울리고 있다. 그것은 아무리 친한 친구나 가족이라 할지라도 해결해 주지 못한다. 헬레네 도이치는 외로움이란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제일 중요한 사람이 되지 못한다는 느낌에서 유래한다고 하였다. 지금 우울함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면 눈물 흘리며 기뻐할 무언가를 찾아 시작해보자. 일주일에 한 시간이라도 새벽잠과 밤잠을 쪼개서라도 해보자. 돈이 안되고 생산적이지 않은 일이라면 어떤가, 가슴을 떨리게 하고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는 일이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내가 행복해야 세상도 행복하게 바라볼 수 있다. 윤정은 『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괜찮다 』중에서... 2021. 11. 8.
각각의 방식으로 누군가는 손으로, 누군가는 입으로, 누군가는 머리로 각각의 무게를 버티며 살고 있을 것이다. 사람이 하염없이 가벼워도 날아가지 않는 이유는 밥벌이라는 무게 때문이 아닐까. 밥벌이가 사라지면 사람은 너무 가벼워져서 공중에 떠오르거나 지구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게 그렇게 두려운 일이라서,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든 열심히 지구를 들었다 놓았다 하며 살아간다. 2021. 10. 30.
세월의 무게 누가 답을 알려줬으면 좋겠다. 넌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며, 어떻게 살라고. 그게 너한테 딱이라고. 이런 고민을 이 나이에도 할 줄은 몰랐다. ​ 이때쯤에는 뭐든 다 안정되어 있고 갈 길도 어느 정도 정해서 있어 여유롭게 걷기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갈 길이 정확히 정해진 건 노화밖에는 없는 것 같다. 어찌나 제 갈 길을 알아서 척척 잘도 가는지. 피부는 하루가 다르게 탄력을 잃어가고 흰머리는 자고 일어나면 하나씩 늘어나는 것 같다. ​ 2021. 10. 26.
슬픔의 총량 세상에는 슬픔의 총량이 정해져있다. 공평하게 하루가 주어져도, 누군가 웃으면 누군가 울게 된다. 오늘 내가 웃고 있다해서 타인이 슬퍼할 때 힐끔 거리지 않는다. 건네줄 휴지도, 용기도 없어서 무심한 척 시선을 거둔다. 기둥을 붙잡고 슬픔을 토하고 있는데, 애교 범벅된 통화 소리가 등을 두드려댔다. 다들 웃고 있는데 나만 볼품없이 울고 있는 하루가, 누구에게나 온다. 2021. 10. 24.
비워내는 연습 인생엔 정답이 없다는 것도 이쯤 되면 너무나도 잘 아는데 사람에게만은, 특히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그에게 내가 정한 정답을 기대한다. 그것도 교과서에나 나올 모범 답안을. ​살면서 내가 정한 예상 답안만 줄여나가도 삶이 좀 가벼워지지 않을까 그럼 훨씸 더 편한 마음으로 '그럴 수도 있지'라며 더 많은 것들을 받아들을 수 있지 않을까... 2021. 10. 20.
가벼움과 무거움의 정도 인간의 삶에는 가벼운 것과 무거운 것이 경계를 알 수 없게 버무려져 있다. 그리고 사람마다 가벼움과 무거움의 정도는 다르다. 한마디로 상대적이다. 인간의 삶은 또한 겉과 속이 다르게 되어 있다. 완벽주의자는 있지만 완벽한 사람은 없듯이, 겉으로는 그렇게 보여도 속까지 그런 사람은 없을지도 모른다. 이 역시 상대적이다. 2021. 10. 17.
휑하고 시리다 멍하다. 지친 심신을 일으키기 위해 마음을 잡아도, 건설적인 일들을 줄기차게 이어나가도, 가슴 한구석 구멍이 뚫려있는지 휑하다. 간혹 그 사이로 싸늘한 바람이라도 휙 불어오는 날에는 시리기까지 하다. 왜 이런 기분이 드는지 정확하게 모르겠다. 하물며 메우는 일도 쉽지않다. 맨몸을 항상 옷으로 가리는 것처럼 우리는 저마다의 방법으로 감추고 산다. 도대체 구멍은 언제부터 뚫려있었던 걸까. 태어났을 때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어쩌면 이 또한 우리 삶의 일부일지도 모른다. 이루어 말할 수 없는 이 허전함을 느끼지 않는 이는 드물기 때문이다. 2021. 10. 13.
언어의 무소유 모든 말에 의도가 담겨 있다 추측하지 말고 모든 말에서 의미를 찾으려 애쓰지 말 것. 설령 의도 있는 어떤 말도 별 의미 없이 넘겨버릴 것. ​ 쓸데 없는 물건을 버리듯 쓸모없는 타인의 말들을 버리면 정리된 방처럼 마음도 삶도 청결해질 수 있다. 내게 진짜 의미있는 것들로만 채울 수 있다. ​ 물건의 무소유처럼 언어의 무소유도 필요한 법이다. ​ 김은주《나라는 식물을 키워보기로 했다》중에서... 2021. 9. 30.
특별함의 부재 멀쩡하게 잘 지내던 사람도 SNS를 통해 특별히 즐거워 보이는 타인의 삶을 목격하는 순간 자신의 삶에서 ‘특별함의 부재’를 느낀다. 실체를 파악하기 어려운 빈곤감에 빠지면 갑자기 자신의 삶이 하찮게 보이기까지 한다. 우리의 뇌속에서 남과 비교를 기반으로 하는 공동평가가 작동하는 한 채워지지 않는 빈곤감은 계속된다. 최승호《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위한 심리학》중에서... 2021. 9. 29.
나에게 묻는 안부 가끔 울더라도 타인의 눈치를 보며 마음이 눈을 감지 않기를.. 주저하더라도 결국엔 정면에 맞설 수 있기를.. 일상의 고단함과 마음의 어수선함이 불행이라 여겨지지 않기를.. 무엇보다 내일은 나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에게 무너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 오늘도 매서운 찬 바람은 불었고, 아침이 되기 싫어 휴대폰을 손에서 쉬이 놓지 못하더라도 그대의 하루 끝이 무사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대가 자주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김혜진《나는 가끔 나의 안부를 묻곤 해》중에서... 2021. 9.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