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motion Therapy1064

가을중독 내 뿔로 날 받으며 살아온 세월, 돌아보면 후회도 깊고 화도 솟치어 미뤄온 울음에 목이 메이지만 바람은 지긋이 불고 나뭇잎 아르르 지니 햇살 드러눕는 자락자락 서러운 가을 빛이다... 서럽다 가을............... 2019. 10. 1.
고립과의 안부 아직 무사합니다. 그처럼 많이 헤매고 괴로워하고 많은 눈물을 흘리고 그처럼 들끊었고 넘어지고 다치고 피를 흘렸지만... 아.직. 지.지. 않.았.습.니.다..... 2019. 9. 30.
회복 불능 살아지지가 않았다.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캄캄한 내부로부터 삶불능 이라는 붉은 경고서를 받았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울고 싶지도 않고 웃고 싶지도 않은 시기가 지나자, 뭔가를 한다해도 느낄 수 없는 시기가 왔다. 무엇을 하더라도, 하는 것이 아니었다. 마음이 병든 곰처럼 잠들어 있었던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그것이 어떤 삶이든 마음을 다해 사는 삶이었다. 2019. 9. 29.
감정과 생각의 균형 추분이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진다는 시기다. 한쪽이 차오르면 다른 한쪽은 가라앉는 게 자연의 순리다. 이제 여름은 가을에 자리를 내어줄 것이고, 가을의 표정은 낮보다 밤 쪽으로 기울어질 것이다. 나는 '기울다' 라는 동사가 참 마음에 든다. 감정과 생각이 균형을 잃고 어느 한쪽으로 비스듬하게 낮아지거나 비뚤어질 때, '기울어졌다' 라는 말을 우린 즐겨 사용한다. 2019. 9. 24.
정체된 시간 누가 시간을 흐른다고 비유했을까. 흐르는건 바람일 뿐이다. 삶이란 고인 시간 속에서 단지 이쪽 기슭에서 떠나 저쪽 기슭에 닿으려 하는 그런 하릴없는 몸부림이 아닐까. 한치도 더 밖으로 나가지는 못하게 제 속에서 고여있는 고인물처럼 이리 저리 흔들리는 것이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삶도 조금은 평화로워진다. 바람이 물풀들을 모았다가 가르는 좁은 길처럼, 그뿐인 것처럼................ 2019. 9. 24.
흐름의 방향성 어쩌면...꿈 같은 건 애초에 부질없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우린 처음부터 세상을 허용받지 못한 존재이고 아무것도 손에 넣을 수 없는 존재로 재단되었는지도, 나무들처럼 숲처럼 그저 바람이 불 때 흔들리는 것으로 충분한지도... 2019. 9. 19.
꿈꾸는 우울 망각이란 푹푹 내리는 눈처럼 지나간 수고를 지워지는 법인데, 망각이 없는 사람은 다시 사랑을 할 수 없다. 슬픔은 감정이지만 우울은 몸이다. 우울한 눈,우울한 척추, 우울한 대퇴골...... 정작 오래된 우울에는 슬픔이 없다. 마른 우물이 그렇듯, 감정이 휘발되고 바래고 건조해져서 차라리 평온하다. 2019. 9. 14.
Hello September Life is like an Autumn; short but colorful. 인생은 가을과 같다. 짧지만 다채롭다. 쓸쓸하지 않는 가을이기를... 마음 시리지 않는 바람이기를... 2019. 9. 1.
삶의 부재 어쩌면 삶이란 꿈 따윈 없이 사는 것이 아닐까. 사는 것 자체에 빛지는 삶…… 나날이 조금씩 갚아가는 부채의 탕감에 기대어 사는 삶. 나는 집 밖에서, 세상에 없는 것을 헛되이 찾고 있는 것이 아닐까... 2019. 8. 23.
침묵의 무게 가만히 나 자신을 들여다 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침묵은 점점 더 쉬워졌다. 말을 할 필요가 없었다. 모두 자신의 내면 탐구에 깊숙이 빠져 있었기 때문에, 현실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는 게 무의미해 보였다. 외로웠지만 동시에 자신감이 느껴졌고 전보다 훨씬 더 강한 내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2019. 8. 20.
기억의 왜곡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 에서 가장 공감 가는 가사가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아닐까? 사람이든 시간이든 과거에 대한 추억이 개개인 마다 다르게 적히기 때문에 누군가는 그리워하고 누군가는 왜곡시키고, 누군가는 무의식에 조차 남기지 않을 것이고, 그것은 또다른 추억을 양산해낸다. 2019. 8. 17.
사유의 깊이 오랫동안 모든 것에 대해 지나치게 예민 했었다. 이젠 삶에 대해 좀 덤덤해지고 싶다. 새로운 것과 사라지는 것 사이에서 잠시 머무는 것들... 그것에 다정해지고 싶다. 민감하기 보다는 사려 깊게, 좀 더 특별하고도 편안하게.... 그래서 내면의 미소를 잃지 않는 균형감각과 타자의 가치에 휘둘리지 않는 해방된 힘을 갖고 싶다. 2019. 8.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