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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Therapy899

기억은... 기억은 있는데 감정은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기억만 남고 박제된 채 기억만 남고 끝내는 그 기억도 사라지면 그땐 다른 이들에게 자기의 생의 시원을 물어보러... 이렇게 먼길을 떠나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자신의 생은 자신의 것일까...? 공 지영《별들의 들판》중에서... Tears from Heaven - Janinto 2017. 1. 23.
1월... 새해가 밝았다 1월이 열렸다. 아직 창밖에는 겨울인데 가슴에 봄빛이 들어선다. 나이 먹는다는 것이, 연륜이 그어진다는 것이,주름살 늘어난다는 것이... 세월에 가속도가 붙는다는 것이 모두 바람이다. 그래도 1월은 희망이라는 것... 허물 벗고 새로 태어 나겠다는 다짐이 살아 있는 달... 그렇게 살 수 있는 1월은 축복이다... 1월 / 목필균 2017. 1. 1.
백지에 동그라미 그리면... 백지에 동그라미 그리면 그 안에 내 세상이 있다... 조금 비뚤어진 원 안에 비로소 선명하게 드러나는 그것은... 하나의 빛깔로 움터오는 새싹인... 아직 이름없는 나의 세상... 마흔 넘어도 두려움 없이 넓은 공간에 있을 수 없어... 작은 동그라미 그리고 들어서면... 아 드디어 여린 뿌리를 내리고... 다만 하나의 빛깔로 떠오르는 나의 세상... 혼탁한 거미줄과 그 뒤의 안개를 거두어 내고... 가파른 물길같은 어둠을 헤엄쳐온 발 끝에... 새벽 5시의 이슬이 터지는 순간에 접하는... 나의 세상... 살갗을 찢는 포만의 욕구... 자생하여 날개를 젖던, 앓던 것들을 가라 않히기 위해... 전신으로 한뼘씩 줄여 동그라미 그리면... 동그라미 그리면... 한점 점으로 찍히는 단호한 집중... 아직 이.. 2016. 12. 11.
이제 푸른빛은 더이상 위안이 아니다... 그렇게 저녁이 온다. 이상한 푸른빛들이 밀려오는 그 무렵... 나무들의 푸른 빛은 극에 이르기 시작한다. 바로 어둠이 오기 전 너무나도 아득해서... 가까운 혹은 먼 겹겹의 산 능선 그 산빛과도 같은 우울한 블루... 이제 푸른빛은 더이상 위안이 아니다. 그 저녁 무렵이면 나무들의 숲... 보이지 않는 뿌리들의 가지들로부터 울려나오는 노래가 있다. 귀 기울이면 오랜 나무들의 고요한 것들 속에는... 텅 비어 울리는 소리가 있다. 그때 마다 엄습하며 내 무릎을 꺽는 흑백의 시간... 이것이 회한 이라는 것인지... 산다는 것은 이렇게도 흔들리는 것인가... 이 완강한 것은 어디에서 오는 것이냐... 나는 길들여 졌으므로 그의 상처가 나의 무덤이 되었다. 검은 나무에 다가 갔다. 첼로의 가장 낮고 무거운 현.. 2016. 12. 11.
Bye, Autumn.... 맑은 눈물로 일렁이는 쓸쓸한 저 안부... 화들짝 놀란 가슴, 계절의 극명한 대비에... 비로소 호젓한 샛강에 자욱히 안개가 끼고... 천천히 너로 눈자위가 무르다 점점 붉은 물이 들다 ... 포물선 그리는 낙엽이 지고 진홍빛 이별을 기약하는... 벌거 벗어도 부끄럽지 않은 너의 낙하... 헐벗은 내가 너로 젖다... Bye, Autumn - Saltnpaper 2016. 11. 15.
바람이 불면 나는 언제나 가을이다... 바람이 불면 나는 언제나 가을이다. 높고 푸른 하늘이 없어도, 뒹구는 낙옆이 없어도... 지하철 플랫폼에 앉으면... 시속 100킬로로 달려드는 시멘트 바람에... 기억의 초상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흩어지는... 창가에 서면 나는 언제나 가을이다. 따뜻한 커피가 없어도, 녹아드는 선율이 없어도... 바람이 불면 오월의 풍성한 잎들 사이로 수많은 내가 보이고... 거쳐온 방마다 구석구석 반짝이는 먼지도 보이고... 어쩌다 네가 비치면 그림자 밟아가며, 가을이다. 담배연기도 뻣뻣한 그리움 지우지 못해... 알미늄 샷시에 잘려진 풍경 한 컷... 우수수 ............ 네가 없으면 나는 언제나 가을이다. 팔짱을 끼고 가.을......! 내 속의 가을 - 최영미 Have I Told You Lately -.. 2016. 11. 12.
그 여자의 가을... 차마, 못다한 가슴의 말들이... 수렁수렁 흔들리는 은사시나무 가지 끝에... 베어문 그 여자의 가을로 걸려 있다. 풀어진 추억은 사방으로 붉게 출렁이고... 마음밭 여백의 문에 호젓이 들앉은... 죄 없는 한 생의 그리움,저 너머로 가서... 오른쪽 아니면 왼쪽에 붙는다. 바람과 별과 비와 한 잎의 그리움... 어디였을까..푸른 인연으로 닿아... 몸으로 엮었다가 흘렀다가 멈췄다가.. 아니야 아니야..더러는 날아 갔으리라... 잎 간지러워 몸단 그리움... 어느, 외로운 철새의 날갯죽지에 붙었을까... 그 여자의 가을은 물방울처럼 피어나... 불꽃처럼 단풍이 든다. 그 여자의 가을 / 양애희 Dont break your heart - SAVINA & DRONES 2016. 11. 12.
Breathe.... 잠 못 들어 화려한 밤을 아는가...? 어둠 속에서 나를 어둠에 길들이고 있을 때... 푸른 비늘을 털고 수런수런 일어서는 새벽 창을 아는가...? 새벽은 빛살 무늬 상형문자, 그대가 나에게 써 보낸 편지... 어둠은 해면처럼 끈끈하다, 어둠은 뻘밭처럼 집요하다... 어둠은 동굴처럼 은근하다, 어둠은 길고 깊은 자유... 어둠은 나의 곳간, 어둠은 나의 쉼표, 어둠은 나의 태초... 아, 어둠은 내 질병과 회생의 굴헝 칠색 영롱한 내 은둔의 꽃밭이다. 새벽은 나의 어깨에 얼굴을 문지르고... 나는 청보석 같은 별 하나에 눈을 맞춘다... 그대 바라볼 창을 뚫는 것이다.... 잠 못 들어 화려한 밤을 아는가...? 걸어 둔 벽시계의 초침 소리가 북치는 마을의 환호와 같고... 천정에 얼룩지는 박쥐 그림자도.. 2016. 11. 9.
밤은 그림자의 세계다... 밤은 그림자의 세계다... 우리가 밤에 보는 그림자들은... 오로지 달빛과 인공적인 불빛이 만들어낸 것이지만... 밤 자체가 하나의 크다란 그림자다.... Wait for the Sun - Blue Stone 2016. 11. 6.
단풍이 타오르는 오솔길에서... 단풍이 타오르는 호젓한 길 주변에... 차가운 시냇물의 향기가 그윽한 날에는... 각혈하는 산들의 신음을 들으며 숲으로 길게 드리운 오솔길을 거닌다. 흘러간 세월 위에 잘못 붙여진 나의 헛된 장식(裝飾)을 무리지어 흐르는 가벼운 구름에 실려 보내고... 낯선 미지의 풍경에 벌거벗은 몸으로... 숱한 햇빛 속에 메마른 가슴을 드러내면... 오래 전에 놓여진 삶의 함정들은... 이젠, 더 이상 눈익은 쐐기가 될 수 없어... 저 멀리 어두운 언덕을 따라 뒷걸음 친다. 숲에 깃드는 새로운 침묵은 맑은 목소리로 깊어가는 계절을 알려주고... 나는 짐짓, 삶의 마지막 감동으로나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함초롬히 끌어안고 새로이 시작하는 순박한 언어로 너에게 편지를 쓰려한다... 사색은 잠시 미정(未定)인 양 .. 2016. 10. 30.
안녕, 언젠가... 안녕, 언젠가... 인간은 늘 안녕을 준비하며 살아가야 하는거야... 고독이란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 친구라고 생각하는게 좋아... 사랑 앞에서 몸을 떨기전에, 우산을 사야 해... 아무리 뜨거운 사랑 앞이라도 행복을 믿어서는 안돼. 죽을만큼 사랑해도 절대로 너무 사랑한다고 해서는 안되는거야. 사랑이란 계절과도 같은 것. 그냥 찾아와서 인생을 지겹지 않게 치장할 뿐인 것. 사랑이라고 부르는 순간, 스르르 녹아버리는 얼음 조각... 안녕, 언젠가... 영원한 행복이 없듯이영원한 불행도 없는거야... 언젠가 안녕이 찾아오고, 또 언젠가 만남이 찾아오느니... 인간은 죽을 때, 사랑받은 기억을 떠올리는 사람과... 사랑한 기억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는거야. 난 사랑한 기억을 떠올리고 싶어... 츠지 히토나리 《안.. 2016. 10. 18.
스치고 지나가는... 뭐였더라, 뭐였더라...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의 바람소리... 생각 한다는 건 生을 깨닫는다는 것... 생각하면 할수록 生은 오리무중이니... 생각이 깊을수록 生은 첩첩산중이니... 생각대로 쉬운 일은 세상에 없어... 생각을 버려야 살 것 같은 날은... 마음이 종일 벼랑으로 몰린다... 생각을 버리면 안된다는 생각... 생각만 하고 살 수 없다는 생각... 생각 때문에 밤새우고 생각 때문에 날이 밝는다. 생각이 생각을 놓아주지 않는다. 천 양희《간절함 앞에서는... ...언제나 무릎을 꿇게 된다》중에서... First Star in the Sky | Sleep Deeply - Dan Gibson’s Solitudes 2016. 10.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