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motion Therapy1066

남들이 보는 나는 나는 어떤 사람인지 고민할 때가 있었다. 남들이 보는 나는 어떤 모습인지, 하고 싶은 일이나 꿈은 있는지 되고 싶은 무언가가 있는지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내가 누군지 알아내길 바랐는데 세상을 겪을수록 점점 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 한 달에 서너 편의 영화를 보는 것으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되었고, 가끔씩 보곤 하는 뮤지컬 한 편에 문화생활을 즐기는 사람이 되었다. 어쩌다 한 번 참지 못하고 화를 낼 때면 잘 울컥하는 사람이 되었고, 커피가 식기 전 한 모금을 마셨다는 이유로 나는 성미 급한 사람이 되었다. 나는 내가 누구인지 궁금했는데 순간의 선택들에 나는 점점 바뀌었다. 생각해보면 내가 누구인지 정해놓을 이유는 없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정하는 순간 다른 사람이 되어 .. 2021. 10. 13.
자기만의 결 지나가면 아무것도 아닐 일들에 너무 고민하며 살아가고 있는건 아닌지, 몇번의 힘들었던 순간을 거치고나니 어떤일에도 제법 무뎌져 나는 점점 단단해져 가는 듯 싶다. 나무가 나이테를 만들어 가듯이, 그리고 나이테의 모습이 다 다르듯이 사람에게도 자기만의 결이 있다고 생각한다. 2021. 10. 10.
내 마음에 드는 그림을 그리는 일 가끔 하얀 도화지가 너무 크게 느껴질 때가 있다.항상 그리던 스케치북인데 유난히 넓고 커서어디서부터 그림을 시작해야 할지 모를 때가 있다. 산다는 건 하얀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는 일 같다.도화지의 크기는 이미 정해져 있고그 위에 어떤 재료로 어떤 색의 그림을 그릴지는온전히 스스로의 몫이다. 잘 그린 그림을 바라진 않지만내가 보기에 예쁜 그림이었으면 좋겠다.누구의 마음에 드는 그림이 아니라내 마음에 드는 그림을 그리는 일... 2021. 10. 9.
참으로 고운 날이다. 커튼을 열고 보니 스르르 잠이 들어도 괜찮은 햇살이다. 부족한 잠을 더 충분히 채우고 나면 밥도 먹고 책도 보고 음악도 듣고 잠시 나가 꽃도 봐야겠다. 뭘 해도, 뭘 안 해도 참으로 고운 날이다. 2021. 10. 7.
더 많이 경험하고 싶다 더 많이 경험하고 싶다. 경험이 많다는 건 그만큼 많은 사람들과 만나 감정을 공유해왔다는 것. 다양한 위치에 있는 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좁은 세상에서 가졌던 편견을 부수며 지냈다는 것. 두려웠던 길을 무수히 걸어봤다는 것. 주어진 선택에 따르는 무게를 수없이 감당해 왔다는 것. 올바른 신념과 삶의 근거를 가지기 위해 노력 했으며 무엇보다 바르게 사랑할 줄 알고 제대로 싸울 수 있다는 것... 그렇게 지나온 희로애락이 풍부한 사람, 더욱 넓은 세상을 가진 사람이 되자. 어제보다 더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는 오늘을 살자. 겪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스스로 채워가며, 어느 것도 헛되이 쓰이지 않음을 경험하며 살자. 일홍《그게 너였으면 좋겠다》중에서... 2021. 10. 5.
이율배반적인 계절 가을은 따사로운 햇볕 아래 차가운 공기가 스치는 이율배반적인 계절이다. 가끔 나의 계절은 어디 즈음일까 생각해보곤 한다. 2021. 10. 1.
가끔은 이어폰을 빼고 어색함과 정적이 싫어서 이어폰을 끼기 시작한 이후로 사람들과의 대화가 자연스럽게 단절되었다. 굳이 한쪽 이어폰을 귀에서 빼는 것이 더 불편해진 나는 말 걸기를 주저하게 됐고 어느 순간부터 전화로 말하는 것보다 SNS로 소통하는 것을 더 선호하게 됐다° 가수들의 목소리를 듣는 데 심취한 나머지 친구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기회를 점점 잃어가는 건 아닐까° 언젠가는 말하는 법을 잊을까 걱정된다° 가끔은 이어폰을 빼고... 모자 《방구석 라디오》중에서... 2021. 9. 30.
언어의 무소유 모든 말에 의도가 담겨 있다 추측하지 말고 모든 말에서 의미를 찾으려 애쓰지 말 것. 설령 의도 있는 어떤 말도 별 의미 없이 넘겨버릴 것. ​ 쓸데 없는 물건을 버리듯 쓸모없는 타인의 말들을 버리면 정리된 방처럼 마음도 삶도 청결해질 수 있다. 내게 진짜 의미있는 것들로만 채울 수 있다. ​ 물건의 무소유처럼 언어의 무소유도 필요한 법이다. ​ 김은주《나라는 식물을 키워보기로 했다》중에서... 2021. 9. 30.
특별함의 부재 멀쩡하게 잘 지내던 사람도 SNS를 통해 특별히 즐거워 보이는 타인의 삶을 목격하는 순간 자신의 삶에서 ‘특별함의 부재’를 느낀다. 실체를 파악하기 어려운 빈곤감에 빠지면 갑자기 자신의 삶이 하찮게 보이기까지 한다. 우리의 뇌속에서 남과 비교를 기반으로 하는 공동평가가 작동하는 한 채워지지 않는 빈곤감은 계속된다. 최승호《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위한 심리학》중에서... 2021. 9. 29.
그리움은 공평하다 그리움은 공평하다. 누구나 그리움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다만, 쓰는 용도가 다르고 다루는 기술이 다를 뿐이다. 방치해 두고 아예 사용하지 않는 사람도 있고, 고루하고 구시대적이고 촌스럽다고 숨기는 사람도 있다. 그리움을 적절하게 투자해 행복을 창출하는 데 쓰는 사람도 있고. 그리움을 과다하게 복용해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그리움 기술자로서 그리움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지낸다. 가까이 하면 좀 사람을 지치고 힘들게 하는 구석이 있다. 너무 멀리하면 수분이 부족한 피부처럼 영혼을 푸석거리게 만든다. 지내기에 쾌적한 실내온도가 있듯이 그리움도 적정하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 림태주《그리움의 문장들》중에서... 2021. 9. 24.
나에게 묻는 안부 가끔 울더라도 타인의 눈치를 보며 마음이 눈을 감지 않기를.. 주저하더라도 결국엔 정면에 맞설 수 있기를.. 일상의 고단함과 마음의 어수선함이 불행이라 여겨지지 않기를.. 무엇보다 내일은 나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에게 무너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 오늘도 매서운 찬 바람은 불었고, 아침이 되기 싫어 휴대폰을 손에서 쉬이 놓지 못하더라도 그대의 하루 끝이 무사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대가 자주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김혜진《나는 가끔 나의 안부를 묻곤 해》중에서... 2021. 9. 24.
쓸쓸한 뒷모습 뒷모습은 많은 말을 건넨다. ​ 도움을 청하기도 하고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내어놓기도 한다. ​ 외로움을 호소하기도 하고 위로를 바라기도 한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 하기도 하고 함께있어달라 손 내밀기도 한다. 누군가의 뒷모습이 말을 걸어온다면 그 사람이 원하는 방법과 표현으로 따뜻한 말을 건네면 좋겠다. 2021. 9.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