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otion Therapy1064 다름의 간극 우울하면 커튼을 치는 나에게, 오래오래 잠을 자는 나에게, 잘 먹지 않고 잘 웃지 않는 나에게, 사람들은 말한다. "노력을 해. 웃어야 웃을 일도 생겨. 자꾸 밖으로 나가고 자꾸 사람들을 많이 만나 봐. 너는 왜 그렇게 못하니?" 당신은 아무것도 모른다. 당신은 내가 아니고 나는 당신이 아니다. 우리는 다르다. 낮과 밤만큼이나. 여름과 겨울만큼이나. 2021. 9. 2. 9월은 그런 계절입니다. 9월을 좋아합니다. 여름인 것 같지만 여름은 아니고, 가을인 것 같지만 가을은 아닌 오묘한 달. 20도 안팎의 기온이 안겨주는 평온함과 적당한 습도가 전해주는 청량감이 어우러지는 달. 초록이 빚어내는 생동감과 갈색에서 우러나는 안정감이 서서히 조화를 이루는 달. 사람들의 옷가지가 길이며 색깔, 질감까지 모두 다양해지는 시기죠. 9월은 사랑하기에 알맞은 달이기도 합니다. 햇볕도 바람도 온도도 습기도 모두 적당해서 팔짱을 껴도 좋고 손을 잡아도 좋고 어깨를 감싸도 좋죠.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걸어도 좋고 마주보며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습니다 모든 게 다 적당하고 좋아서 잡은 손은 놓기 싫어지고 뭔가 약속하고 싶은 기분이 들죠 9월은 그런 계절입니다. 윤종신《계절은 너에게 배웠어》중에서... 2021. 9. 2. 오래전의 나는 오래전의 나는 달랐다. 세상일들에 관심이 많았고 관심을 두는 만큼 좋은 쪽으로 달라질 거라고 믿었다. 그때 나는 무엇을 본 걸까. 좋은 것들을 본 걸까, 희망을 본 걸까. 지금 나는 무엇을 보고 있을까. 피해 주지 않는 삶. 그 정도만 돼도 나쁘지 않다. 괜찮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누군가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세상은 그렇게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가는 사람들 때문에 달라진다. 가만히 서 있으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2021. 8. 31. 해 질 무렵의 차분한 감성이 좋다. 해 질 무렵의 눅눅하고 차분한 감성이 좋다. 잔잔하고 분위기 있는 노래가 들린다면 더욱 좋겠다. 향긋한 차를 한잔 마실 수 있다면 좋겠지만, 굳이 그러지 않아도 만족한다. 그러나 만약 하루 종일 같은 풍경이 계속된다면 이내 나는 싫증을 낼 것이다. 해질 무렵은 하루에 한 번, 아주 잠깐으로 충분하다. 모자 《방구석 라디오》중에서... 2021. 8. 31. 자신만의 바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 다들 자기만의 배에 오르게 된다. 가끔은 항로를 벗어나 낯선 섬에 정박하기도 하지만 대게는 끊임없이 노를 저어 앞으로 나아간다. 이유는 단 하나, 자신만의 바다를 건너기 위해서 다만 바다를 건너는 일이 모두 똑같을 리는 없다. 저마다 하는 일과 사는 이유가 다르고, 사연이 다르고, 또 삶을 지탱하는 가치나 원칙이 다르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바다가 있다. 어떤 유형이 됐든, 깊고 푸른 바다가 눈앞에 펼쳐져 있을 것이다. 어떤 자세로 노를 젓고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건너고 있는지 살면서 한 번쯤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한 번쯤은... 2021. 8. 29. 눈먼 열정이 끝나는 곳에 예쁜 소품들이 아기자기하게 늘어선 카페에 앉아 있을 때면 '나도 이런 커피숍 하나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한때는 이 생각에 빠져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는 법까지 알아보았다. 커피 용품을 하나 둘 사 모으고 책을 보고 커피 내리는 연습을 하면서 한동안 열정적이었다. 시간이 지나 내 열정은 차츰 시들해졌고, 어느새 내가 모아둔 커피 용품들은 주방 한 구석에서 먼지만 입은 채 매일 나를 기다린다. 생각해 보면 나는 그저 남의 성공을 보면서 부러웠던 것 같다.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일은 아직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모자 《방구석 라디오》중에서... 2021. 8. 29. 너머의 시선으로 우린 무언가를 정면으로 마주할때 오히려 그 가치를 알아채지 못 하곤 한다. 글쓰기가 그렇고 사랑이 그렇고 일이 그렇다. 때로는 조금 떨어져서 바라봐야 할지도 모른다. 한 발 뒤로 물러나, 조금은 다른 각도로, 소중한 것일수록... 2021. 8. 28. 오감의 휴식 비 오는 날은 빗소리를 듣는다. 오감을 이용해 온몸으로 그 순간을 느낀다. 눈 오는 날은 눈을 보고, 여름에는 찌는 더위를, 겨울에는 살을 에는 추위를 느낀다. 차를 마시고, 밥을 먹는 일. ‘일상다반사’ 라는 말을 좋아한다. ‘일일시호일’은 매일 매일이 좋다는 뜻이다. 이 말을 애 멋대로 해석하면, 겨울은 추워서, 여름은 더워서 좋다는 뜻 아닐까. 가을은 단풍 지고, 봄에는 꽃이 피니 아름답다는 뜻 말이다. 매일 매일이 소중하고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삶이 겨울은 추워서, 여름은 더워서 싫다고 말하는 사람과 같을 리 없다. 앤이 행복한 건 딱 그 이유 하나다. 싫어할 이유를 찾는건 또 얼마나 쉬운가. 백영옥『 안녕, 나의 빨강머리 앤 』 中에서... 2021. 8. 28. 기억의 속성 기억의 속성은 머리가 둘 달린 야누스처럼 이중적이다. 진한 기억은 가깝고, 흐릿한 기억은 멀다. 십년전 일이 오늘 일처럼 또렷할 때가 있고, 아무리 손을 뻗어 잡으려해도 도저히 움켜 쥘 수 없는 신기루 같은 기억도 있다. 가까운 기억과 먼 기억 사이에서, 추억은 그렇게 줄달음친다. 2021. 8. 23. 론리니스인가, 아니면 솔리튜드인가 우리는 죽는 그날까지 외로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외로움은 평생을 함께하는 그림자이자 '또 다른 나'이기 때문이다. 혼자 있는 고통을 표현하는 말은 '론리니스'이고, 혼자 있는 즐거움을 표현하는 말은 '솔리튜드'이다. 사람들은 외로움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남과 함께 있으려고 한다. 서로에게 의존해 외로움의 텅 빈 허전함을 메우려는 것이다. 그러나 외로움은 함께 있는 것으로는 충분히 채워지지 않는다. 오히려 '홀로' 라는 선택을 통해 더 좋은 것, 솔리튜드로 도약할 수 있다. 솔리튜드는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외로움을 통과해야만 도달할 수 있다. 따라서 외로움을 마주하고 그 속으로 들어가는 것으로부터 솔리튜드에 이르는 길이 사실상 시작된다. 우리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지혜의 그물을.. 2021. 8. 23. 스스로 눈을 가린 채 진짜 소중한 건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법이다. 가끔은 되살펴야 하는지 모른다. 소란스러운 것에만 집착하느라, 모든 걸 삐딱하게 바라보느라 정작 가치 있는 풍경을 바라보지 못한 채 사는 건 아닌지. 가슴을 쿵 내려앉게 만드는 그 무엇을 발견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눈을 가린 채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이기주『언어의 온도』중에서.. 2021. 8. 20. 충분히 괜찮은 시간을, 세상이 너무 힘들어 보이는 건 내가 그런 것들만 보고 듣고 살기 때문이다.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들을 만나고 긍정적이고 밝은 소식만 보려고 노력해. 어떤 것들을 주변에 두느냐에 따라 세상을 다르게 보게 되는 거야.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과 마음 아프게 하는 말들. 나와 상관없는, 모르고 살아도 되는 것들에 대해 쓸데없는 감정을 쏟아내며 살지 않도록 해. 나에게 필요하지 않은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귀를 막고 눈을 감고 입을 닫아야 충분히 괜찮은 시간을, 더 행복한 나를 만날 수 있어. 김재식 중에서... 2021. 8. 20. 이전 1 ··· 21 22 23 24 25 26 27 ··· 8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