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otion Therapy1066 결국 내 인생 쓰리고 눈물겹고 답답했던 그 순간, 인생에 있어서 그 순간들을 지우개로 쓱싹쓱싹 지우고 싶지만 한 번 더 생각해보면 그것들도 결국 내 인생, 눈물도 내 눈물이고, 좌절도 내 좌절이고 아픔도 내 아픔이고, 이별도 내 이별 열아홉 나이에는 열아홉의 인생을 살았을 뿐, 오십의 나이에는 오십의 인생을 살았을 뿐, 열아홉이든, 서른이든, 오십이든, 그때도, 지금도, 이 순간도 결국 내 인생이다. 2021. 3. 7. 꽃길만 걷자 "꽃길만 걸으세요" 라는 인사말을 자주 듣는다. 사는 게 어려우니 던지는 덕담일 것이다. 세월이 지나 생각해보니 타인의 기준으로 꽃길이었을지 모를 한때가 떠올랐다. 하지만 그때 나는 그리 행복하지 못했다. 부르는 곳도, 가야 할 곳도 많았지만 혼란스럽고 힘든 마음에 뒤척일 때가 더 많았다. 영화감독 기타노 다케시는 "물체는 심하게 흔들리면 그만큼 마찰이 커진다. 인간도 심하게 움직이면 열이 난다. 옆에서 보면 분명 빛나고 있는 인간이 부러울 것이다. 하지만 빛나고 있는 본인은 뜨거워서 견딜 수 없다." 라는 말을 남겼다. 통찰력 있는 말이다. 내게 남겨진 길이 있다면, 이제 화려한 꽃길보다 소박한 숲길이나 들길이었으면 좋겠다. 가끔 멈춰서, 활짝 핀 야생화를 만날 수 있는 그런 길...? .. 2021. 3. 1. 단어는 위로다 나이가 들수록 생각을 말로 표현하기가 참 힘들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낀다. 슬픔에 젖은 친구에게 건넬 위로의 말이 딱히 떠오르지 않아 조심스레 등을 토닥여줄 수밖에 없었던 적도, 좋은 의도로 건넨 말이 본의 아니게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만든 적도 있었다. 이럴 때면 정말이지 내가 고장 난 로봇이 된 기분이 든다. 분명 머릿속에서 나온 생각인데 입 밖으로 나가는 순간부터는 내 것이 아닌, 전혀 생소한 단어와 문장이 되어버린다. 돌이켜보면 그런 순간들이 정말로 많았다. 2021. 3. 1. 그리고 그 이야기 끝에서 가끔 내 안을 시끄럽게 만드는 생각이 있다. 지금의 나는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원하는 대로 살고 있다,라는... 어쩌면 우리는 누군가의 인생을 대신 써가면서도 자신의 인생을 쓴다고 굳게 믿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느 역활을 대리하며 살아가야 하는 우리 모두가 그렇다. 주어진 일을 하면서도 삶이 지루하고 내가 뭘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럴 때마다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한다. "극단적인 사건들의 드라마틱한 삶을 원해." "아니면 시기적이기라도 했으면." 얼마 전 J.G. 밸러드라는 소설가의 글을 읽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거대한 소설속에 살고 있다." 그 문장을 읽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이야기의 주인공은 당연히 '나'이며 최선을 다해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는데 '나' 의 힘을,그 .. 2021. 2. 18. 기억의 빈자리 나의 머리는 저장 공간이 한정된 하드디스크와 같다. 수명이 다해갈수록 용량은 줄고, 속도는 느려져만 간다. 이제는 꽉 찼는지, 새로운 파일이 생성되는 순간 지난 기억들도 같이 삭제되는 기분이다. 어떤 때에는 일주일 전에 먹었던 저녁 메뉴가 생각나지 않아 한참 동안 머리를 싸맨다. 기억이 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떠오르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어떻게 보면 우리의 일상은 그저 그런 날들이 대부분이다. 2021. 2. 18. 나를 위로해주는 것들 생각해보면 늘 이렇게 사소한 것으로부터 위로를 받았던 것 같다. 우연히 라디오를 틀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나온다든가, 퇴근하고 집으로 올라가기 전에 편의점에 들러 맥주 네 캔을 산다든가, 조금 돌아갈지라도 야경이 예쁜 도로를 달린다든가. 가끔 삶이 야속하게 느껴지다가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나를 위로해주는 것들은 생각보다 사소하니까. 박근호 『당신이라는 자랑』중에서... 2021. 2. 16. 참 간단한 일 어찌 보면 참 간단한 일일 수 있겠다 싶다. 누군가의 손을 놓거나 노력하던 것들에 대해 그만 멈추어버리는 일. 나만 놓아버리면 그것들과 이별할 수 있다. 하지만 그전에 내 마음을 먼저 내려놓아야겠지. 욕심이라는 것을 인정해야겠지. 삶이 힘든 게 아니라 쓸데없이 고집부리는 나를 달래기가 힘든 건지도 모르겠다. 2021. 2. 14. 언제나 상대적일 뿐 사람들이 나에 대해 하는 말에 너무 귀 기울이지 마. 어떤 사람은 나를 동그라미로 보고 누구는 네모로 본들 신경 쓰지마. 굳이 나서서 그 사람이 원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할 이유가 없어. 나를 어떻게 보든 난 나일 뿐이고 모든 사람에게 완벽하게 좋은 사람일 수 없어. 사람의 관계는 언제나 상대적일 뿐이야. 나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좋은 사람이면 돼. 김재식『좋은 사람에게만 좋은 사람이면 돼』中에서... 2021. 2. 14. 권태,어쩌면 휴식 새로운 것에도 언젠가는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익숙함은 단조로운 일상을 부른다. 그리고 그와 함께 권태가 찾아온다. 달리 말하면 현재의 상태가 신경 쓰이는 것 없이 평안하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공연스레 시간만 허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두려운 생각도 든다. 늘 그렇듯 이런 불안은 어떤 강박에서부터 시작되어 스스로를 조급하게 만든다. 어쩌면 삶은 권태와 싫증, 그리고 새로움의 탐색과 추구를 반복하는 과정의 연속일지도 모른다. 만일 이런 굴곡이 없다면 삶은 그야말로 무미건조할 테다. 여태껏 우리는 수많은 권태에 길들여져 왔고 그 미동 없는 시간 속에 몸을 잠시 웅크린 채 쉬어가기도 하며 다시 새로이 도전할 힘을 얻었다. 그렇다면 권태로움 또한 우리 삶에 꼭 필요한 휴식 같은 존재 아닐까? 2021. 2. 13. 생각의 섬 그러고 보면 사람마다 자신만의 몰입법이 있다. 나는 주로 잔잔한 음악을 듣는다. 찬찬히 일렁이는 생각의 파도를 타고 가다 보면 어느새 글감이라는 섬에 도착한다. 이는 현실 속 '나'를 잠시 잊고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 생각의 섬에는 나를 괴롭히는 현실적인 방해물들이 없으며, 시간이라는 개념마저 망각하게 한다. 때로는 녹록지 않은 현실을 잠시 잊을 수 있는 피난처가 될 수 있으며 몰입 자체가 하나의 즐거움이 되기도 한다. 무언가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언가 잊고 싶은 것이 있다면, 각자 몰입의 섬으로 떠나보면 어떨까. 2021. 2. 8. 되어 가는 중 나는 여전히 서툴고 잘하는 것보다는 못하는게 더 많고 인간관계도 어렵고 먹고 사는 문제,일,사랑 뭐 하나 완벽하게 하는 거 없이 헤메고 있다. 하지만 잘못되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기로 했다 . 나는 마흔이 되어도 쉰이 되어도 그럴 거라는 걸 안다. 다만 노력 할거다 . 옳기 위해 노력하고 잘하기 위해 노력하고, 따뜻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유쾌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예뻐지기 위해 노력할 거다. 서툴지만 나는 그런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조선빈『 반짝반짝 나의 서른 』中에서 2021. 2. 8. 원칙과 규칙 원칙은 없지만 규칙은 좋아하는 처녀자리가 태어나 처음으로 생각해본 몇 가지의 규칙은 오전에 오는 전화는 받지 않는다. 불필요한 글은 쓰지 않는다. TV는 안 나간다. 두 번 묻지 않는다. 안 되는 것은 억지로 하지 않는다. 잠을 충분히 잔다. 시간이 허락하는 한 오래도록 물속에. 마음이 견디는 한 오래도록 기다림. 몸이 버티는 한 오래도록 안단테. 대답보다 질문을. 가능하면 메일과 문자에 답하기. 준 것과 받은 것을 저울에 달아보지 않기. 그리고 사랑, 다만 상대가 원하는 만큼. 황경신『 생각이 나서 』 中에서... 2021. 2. 6. 이전 1 ··· 23 24 25 26 27 28 29 ··· 89 다음